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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품 승품심사 제도 변경(완화)의 문제점과

수련 가치 붕괴에 대한 경고

 

지난 1부에서 ‘근시안적인 심사 완화가 불러올 태권도 생태계의 황폐화’라는 주제로, 정책의 본질과 함께 ‘코브라 효과’라는 반면교사에 대해 각론 했습니다.

 

2부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품 심사 완화 정책 시행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합니다. 지적하고자 하는 핵심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는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 둘째는 행정적 밀실 추진과 일선 공지부재 문제, 셋째는 일선 도장의 무관심과 편리주의에 대한 문제, 그리고 넷째는 태권도 수련가치 자체가 하락할 수 있다는 문제입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심사제도 변경입니까?”라고 먼저 묻습니다. 이번 1품 승품심사 제도 변경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1품 승품심사의 범위를 기존 태극 1장부터 8장까지의 수련에서 1~5장으로 축소하고 그것도 사전 공지하여 심사를 보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태권도 수련이 도장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더욱 가속화 할 것입니다.

 

품(증)이라는 것은 단순히 수련생(저학년)에게 주는 일종의 기념품이나 자격증이 아닙니다. 품은 태권도 수련에서 과정과 성취를 상징합니다. 수련생이 도장에서 땀을 흘리고, 반복해서 품새를 익히고, 어려운 동작을 극복하고, 심사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의 증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품’의 권위는 태권도 백년대계의 기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것을 인증하는 중요한 심사 제도를 변경하면서 과연 일선 지도자(관장)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냐는 것입니다.

 

제도권에서는 이렇게 항변합니다. “현장의 요구가 있어서 바꿨다.” “일선 도장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되묻습니다. 그 현장의 요구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일선 태권도장 전체를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전수조사를 했습니까?

 

몇 명의 일선 지도자(관장/사범)에게 물어봤습니까? 찬성하는 지도자와 반대하는 지도자의 의견을 각각 얼마나 확인했습니까? 그리고 그 조사 결과에 의해 일선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했습니까?

 

필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제도 변경 자체에 무조건 반대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정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면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제도를 바꾸면서 정작 현장의 실질적인 여론 수렴 과정이 있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면, 과연 그 정책에 충분한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이것을 묻고 싶은 것입니다. “현장의 요구”라는 말만 갖고 중요한 심사 제도를 바꾸어도 되는 것입니까? 태권도는 특정 개인이나 특정 조직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대한민국)의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제도를 바꿀 때는 신중해야 하고, 더욱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특히 ‘품(단)’의 권위를 뒤 흔드는 문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총회에서는 통과됐다는데, 정작 일선에는 언제 어떻게 제대로 설명했습니까?”

 

두 번째로 지적하는 것은 행정의 문제입니다. 제도 변경 과정에서 대의원 총회 등 제도권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면 실제로 그 제도를 시행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바로 일선 지도자인 관장들입니다.

 

그렇다면 일선 도장에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왜 바꾸는지, 언제부터 시행하는지, 기존과 무엇이 다른지 명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시행을 앞두고 지침을 전달받는 식의 행정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떻겠습니까?

 

지도자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련생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합니까? 학부모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기존에 태극 1장부터 8장까지 열심히 지도해온 관장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식의 행정을 ‘어물쩡 행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제도를 바꿨다면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책을 결정한 사람들이 그 정책의 취지와 책임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제도를 만드는 사람과 제도를 현장에서 시행하는 사람이 겉돌아서는 안 됩니다.

 

행정의 편의를 위해 현장이 희생되어서는 안 됩니다. “관장님들이 편해진다고 태권도가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 번째 문제 또 한 아주 심각합니다. 바로 일선 지도자의 무관심입니다. 제도권의 정책만큼이나 일선 관장들의 태도도 걱정스럽습니다. 왜냐면 이런 이야기를 현장에서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학년 아이들 품새 가르치기 힘들었는데 잘됐네” 라고, 아니 하고 있을 것입니다.

 

“심사 기준이 낮아지면 관장 입장에서는 편하지.” “학부모들도 좋아할 거야.” 물론 현장 관장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유치부와 저학년 수련생을 지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중하기 어렵고, 학부모의 요구도 다양합니다. 수련생을 오래 붙잡아두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문 합니다. 우리(관장/사범)가 편해지는 것이 과연 태권도에 좋은 것입니까?

 

당장의 운영이 편해지고, 심사 준비가 쉬워지고, 수련생의 불만이 줄어드는 것이 과연 태권도의 미래에도 좋은 것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편하기 위해 하나를 내려놓으면 내일은 또 다른 것을 내려놓게 됩니다.

 

품새가 어렵다고 품새 범위를 줄이고, 수련이 힘들다고 수련 강도를 낮추고, 수련생이 힘들어한다고 또 다른 기준을 낮추다 보면, 결국 어디까지 가겠습니까? 어느 순간 태권도장은 무도를 수련하는 공간이 아니라 단순한 돌봄 교실이나 놀이방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변해 가고 있지만...

 

태권도장의 경쟁력은 수련생이 도장에 와서 스트레스 풀고 뛰어 노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힘든 것을 이겨내도록 인내력을 길러주는 데 있습니다. 어려운 동작을 반복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마침내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바로 그 과정이 태권도 수련의 가치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과정을 없애면서 수련생을 붙잡겠다고 한다면, 결국 우리 스스로 태권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품을 쉽게 부여(따는)하는 것이 정말 도장 활성화고 수련 층 저변 확대일까요?”

 

네 번째 문제는 이번 품 심사완화 정책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으로 태권도 수련 가치의 하락입니다. 명분은 좋습니다. “유치부와 저학년 수련생의 심사 스트레스를 줄이자.” “진입장벽을 낮추자.” “태권도 저변을 확대하자.” “생활체육으로서 태권도를 활성화하자.”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하면 태권도의 저변이 확대될까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합니다. 태권도가 다른 운동과 차별화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수련을 통한 성장과 성취의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땀을 흘립니다. 반복합니다. 실패합니다. 다시 합니다. 그리고 결국 해냅니다. 그 과정 끝에 품(증)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품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련해야 할 범위를 줄이고, 어려운 과정을 생략하고, 누구나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다면 그 품의 가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장은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품 증 자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품(증)은 돈만 내면 딸 수(획득)있는 거야?” 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품의 권위가 떨어지고, 단증의 가치가 떨어지고, 나아가 태권도 수련 자체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태권도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합니까? 가격입니까? 시설입니까? 놀이 프로그램입니까?

 

태권도는 ‘무도’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단순한 생활체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것입니다. 이런 일이 불을 보듯 뻔히 일어날 것을 잉태하는 것이 금번 국기원 KTA 시도협회가 추진하는 심사 완화 정책입니다. 이 상황은 태권도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단증은 쉽게 주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단증은 어떻게 해야 권위가 생깁니까? 쉽게 받을 수 있게 만들어야 권위가 생깁니까?

 

아닙니다. 그 과정을 가치 있게 만들어야 권위가 생깁니다. 수련생이 힘든 과정을 이겨냈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품 증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정말 열심히 수련을 했다”라고 생각할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지도자(관장)가 수련생에게 품 증을 수여하면서 “네가 흘린 땀의 결과다”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점점 사라진다면 결국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품 증이라는 돈만 내면 얻을 수 있는 종이 한 장으로 만 남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단증 장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 필자는 태권도가 그 길로 가서는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생활체육’이라는 좋은 명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활체육은 수련의 질을 낮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이 태권도를 접할 수 있도록 하되, 태권도의 본질과 가치는 지켜야 합니다. 저변 확대와 가치 하락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태권도를 수련하도록 만드는 것과 태권도를 쉽게 만드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K-협회 회장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기원과     KTA 시도협회는 이번 심사제도 변경을 단순히 행정적인 절차 하나가 끝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일선 도장의 교육(수련) 방식과 수련생의 수련 과정, 그리고 앞으로 품이라는 심사제도가 갖게 될 권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객관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 정말 현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찬성하는 의견만 들을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의견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대 토론회를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정말 필요한 제도라면 보완해서 시행하면 됩니다. 반대로 태권도의 장기적인 발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원점에서 재검토(완전 폐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선 태권도인들께도 말씀드립니다. 이번 문제를 단순히 “심사가 편해 졌다”라고 생각하고 지나가서는 안 됩니다. 오늘 내가 편해지는 것이 내일의 태권도를 몰락하게 만드는 것이란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훗날 태권도의 가치(수련)를 다시 세우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무관심은 중립이 아닙니다. 중요한 제도가 바뀌는데도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엄청난 태권도의 가치 하락입니다.

지금 지적하는 있는 것은 정책 실행 주최인 국기원과 시도협회를 지적하고 일선 관장들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권도의 미래를 놓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태권도를 배워야 하는가?” “품이라는 제도는 앞으로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 “태권도장은 단순한 체육시설인가, 아니면 무도를 가르치는 교육의 공간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지금 편해지는 대신, 미래의 태권도에서 무엇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의 미래는 제도권의 몇몇 사람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기원도 태권도의 주인이고, 시도협회도 태권도의 주인이고, 일선 관장도 태권도의 주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태권도를 배우는 수련생들이 바로 태권도의 주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품의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품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련생들이 힘들어할까 봐 기준을 낮추는 것보다, 아이들이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태권도 수련(교육)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사 준비가 힘들다면 수련 방법을 개선해야 합니다.

 

유치부와 저학년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면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수련생이 품새를 어려워한다면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태권도 교육(수련)입니다. 태권도는 편한 길만 가르치는 운동이 아닙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가르치는 무도입니다. 힘들어도 한 번 더 해보는 정신을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정신 수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그 ‘과정과 가치’입니다. 필자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다시 태권도의 본질을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국기원과 시도협회는 행정의 편의보다 태권도의 백년대계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일선 관장님들도 당장의 운영 편의보다 수련생의 성장과 태권도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태권도의 수련 기준을 낮추는 것이 태권도의 발전은 아니다.” “품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 태권도의 저변 확대는 아니다.” “수련의 과정을 없애는 것이 수련생을 위한 교육은 아니다.”

 

태권도가 무도로서 지속적인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숫자와 편의성보다 더 중요한 것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태권도라는 무도의 가치와 품의 권위, 그리고 수련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는 수련(교육)의 본질”입니다.

 

한번 무너진 기준과 권위는 다시 세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합니다. 태권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오늘의 편리함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평생 태권도를 천직으로 알고 수련하며 태권도 현장(계)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자 태권도 수련(무력)의 상징(가치)인 단의 권의와 가치를 주장해온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다시 강력하게 주장(호소)합니다.

 

태권도의 품격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2026. 08. 02

 

태권도포럼(태권도바로세우기) / 신성환 관장

 

태권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http://www.riti.net - 태권도정보연구소
http://www.ctu.ne.kr - 태권도지도자교육

http://www.taekwondoforum.net - 태권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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