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武術과 武道의 차이 - 2부 무술에서 무도로, 그리고 무도태권도로
1부 「武術과 武道의 차이, 형이하(形而下)의 기술에서 형이상(形而上)의 길로」에 이어 각론합니다.
7. 그렇다면 무술과 무도는 서로 다른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무술과 무도를 서로 배척되는 별개의 개념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필자는 ‘무술과 무도는 단계적 발전 과정이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무술적 기본이 없는 무도는 자칫 관념적인 주장에 머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기술도 없고 신체적 능력도 없으면서 ‘정신과 철학’만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무도라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무술적 기술만 있고 절제력과 윤리관이 없다면 그 힘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강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언제든 폭력과 위협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술에는 무도가 필요하고, 무도에는 무술이 필요합니다.
무술은 무도의 몸이고, 무도는 무술의 정신입니다. 무술이 힘을 만들어 준다면 무도는 그 힘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무술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면 무도는 ‘강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제시합니다(가르칩니다).
8. 현대사회에서 무도의 의미
과거에는 생존과 국가적 존망을 위해 무술의 살상 능력이 중요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과거와 같은 전쟁과 생존 환경만을 전제로 살아가는 사회(세상)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힘과 기술이 공동체의 질서와 조화를 해치지 않도록 통제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현대의 무도는 과거의 무술적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것을 ‘교육적·정신적 수양의 체계로 승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생각)합니다. 즉 무도는 무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무술을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행동양식과 행동철학을 갖추는 것’입니다.
강함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하고,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보다 존중하며, 승리하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힘을 가진 것을 자랑하는 것보다 그 힘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는 것. 이것이 현대사회에서 무도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필자는 정의(주장)합니다.
9. 그렇다면 태권도는 무술인가, 무도인가?
이러한 논의를 태권도에 적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태권도에는 분명히 무술적 요소가 존재합니다. 발차기와 주먹지르기, 막기와 피하기, 거리 조절, 신체의 움직임, 힘과 속도, 균형과 타격 등은 모두 무술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없다면 태권도는 무술로서의 실질적인 기반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러나 태권도의 의미를 단순히 기술의 집합으로만 규정한다면 태권도가 지향해야 할 더 큰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강해진 몸만 얻는 것인가? 상대를 이기는 능력만 얻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여 보다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인가? 필자는 후자에 태권도의 본질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태권도는 ‘무술적 기반 위에 무도적 가치를 구현해야 하는 수련체계’라고 정의합니다.
10. ‘무도태권도’라는 개념의 의미
그렇다면 왜 굳이 ‘무도태권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엄밀하게 말하면 무도와 태권도를 결합한 ‘무도태권도’라는 표현은 다소 동어 반복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태권도가 본래 무도적 가치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면 굳이 ‘무도태권도’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태권도가 경기화·스포츠화되면서 태권도의 여러 영역 가운데 ‘경기와 승패, 경쟁과 기록이라는 특정 영역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필자는 ‘무도태권도’라는 표현이 태권도가 지향해야 할 본질을 다시 환기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무도태권도는 새로운 태권도를 만들자는 뜻이 아닙니다. 무도태권도라는 표현은 태권도가 본래 갖고 있는 ‘무도적 본질을 회복하자고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즉, 무술적 기술을 바탕으로 몸을 단련하고, 무도적 철학을 바탕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힘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무도태권도’입니다.
결론, 무술에서 무도로
결국 무술과 무도의 차이는 단순히 術과 道라는 한자의 차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차이는 ‘수련의 목적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힘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삶의 방향성’에 있습니다.
무술은 인간에게 힘과 기술을 줍니다. 무도는 그 힘과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무술은 ‘싸우는 방법(How to fight)’을 가르칩니다. 무도는 ‘살아가는 방법(How to live)을 묻습니다.
무술은 몸을 강하게 만듭니다. 무도는 강해진 몸과 힘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듭니다. 따라서 필자는 무술과 무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武術은 形而下(형이하)의 영역으로서 몸과 기술, 힘과 실용성을 통해 생존과 제압의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며, 武道는 形而上(형이상)의 영역으로서 그 힘과 기술을 바탕으로 자기 통제와 절제, 예의와 책임, 인격 도야와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삶의 길입니다.
그러므로 무술과 무도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술이 기초라면 무도는 방향이고, 무술이 힘이라면 무도는 그 힘을 통제하는 가치이며, 무술이 몸이라면 무도는 그 몸을 움직이는 정신입니다.
결국 진정한 태권도 수련이란 ‘무술을 통해 몸과 기술을 다지고, 무도를 통해 마음과 인격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태권도가 단순한 경기와 스포츠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술을 바탕으로 무도를 실천하는 태권도, 즉 무도태권도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태권도의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기술을 통제할 정신이 없다면 위험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철학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할 기술과 수련이 없다면 공허한 관념에 머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이하의 무술과 형이상의 무도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두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바로 “修鍊(수련)”입니다. 몸에서 시작하여 마음으로 나아가고, 기술에서 시작하여 철학으로 나아가며, 힘을 얻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힘에 책임지는 인간이 되는 것. 필자가 생각하는 태권도의 궁극적인 수련 방향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 각론은「태권도는 무술인가 무도인가」라는 주제로 각론한 '무술과 무도'의 차이점에 입각한 '무도태권도'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1~2부에 걸쳐 각론 합니다.
무도태권도 / 신성환 9단
태권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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