始計算 12강 “虛虛實實(허허실실)”

 

여러분과 같이 손자병법을 토파(공부)하고 있는 “신성환 관장”입니다. 11부 “상인은 훌륭한 물건을 감춘다”에 이어 12부 “虛虛實實(허허실실)”에 대해 각론 합니다.

 

오늘은 손자병법에 있어서 14가지 전술에서 언급했듯이 전쟁이라고 하는 것, 군대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속이는 ‘道’ 즉 兵者(병자)는 詭道也(궤도야)라 속이는 道라고 정의(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속인다고 하는 것이 지난번(11부 상인은 훌륭한 물건을 감춘다)에 논의(각론)했지만 무슨 사기나 속이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속이는 것은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나의 감정(행동)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화난다고 그냥 즉각적으로 화내는 것이 아니라, 기분 나쁘다고 해서 기분 나쁜 것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이런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처한 상황에 대해서 전략적 사고를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동물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상대를 속이지 못합니다. 자기가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깨갱거리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속인다고 하는 의미는 인간만이 갖는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사고입니다.

 

손자(병법)는 병법에서 적과 싸워서 우리 조직과 부대 구성원들이 항상 이기려고 한다면 감정을 속일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는 ‘병자는 궤도야’라고 하면서 본격적인 속이는 방법 각론에 들어갑니다.

 

손자가 제시하는 속이기 위한 14가지 방법 중 4가지 방법에 대해서는 전 시간(11부)에 이야기했고 이번 각론에서는 나머지 방법(속이는)에 대해 어떤 전술(방법)이 있는지 순서는 다르지만 하나씩 토파해 보겠습니다.

 

유명한 구절 중 하나가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란 말이 있습니다. ‘공기부비’하라 ‘출기불의’하라. 이것이 뭐예요. 1982년에 만든 미국 육군 작전 지침서에도 나와 있는 말입니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위대한 말 중에 몇 가지를 뽑으라 하면 아마도 상위 5위 안에 들어갈 말입니다.

 

공격하라. 언제 공격합니까? 상대가(적) 준비하지 못한 장소, 즉 전혀 방비하지 못한, 준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하란 말입니다. 그래야 이기지 않겠습니까? 준비 다 해놓은 곳을 공격하면 아군의 피해가 너무 크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공격하라, 적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곳으로, 적이 전혀 의도(생각)하지 못했을 때, 적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장소를 공격(치라는)하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적이 준비(대비)하고 있는 곳을 공격하면 엄청난 저항(방어)으로 피해는 무지막지하게 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결국은 작전 전략 측면에서 간접 접근 Indirect approach(인드렉트 어프로치) 하란 말입니다.

 

직접적인 direct approach(드렉트 어프로치) 접근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한 바퀴 돌아가란 말입니다. 내가 저 사람 때리고 싶으면 직접 때리지 말란 말입니다. 왜? 내가 직접 때리면 내 손이 아파요. 내 손에 피가 묻는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때리도록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하니 손자병법이 무섭고 심오해집니다.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와 관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때 사람으로 안영(晏嬰)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안영! 많이 들어 본 이름일 것입니다. 아주 유명한 사람입니다. 제나라의 정치가로 영공(靈公), 장공(莊公), 경공(景公) 등 제나라 왕 3대를 섬기며 재상을 지낸 사람으로 제나라의 정치 스타입니다.

 

손자가 살던 비슷한 시대에 살았습니다. 키는 150cm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체구가 작은 사람입니다. 한번은 제나라의 외교관(사신)이 돼서 초나라에 갔습니다.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안영이 초나라 왕을 알현하러 궁전에 갔습니다. 초나라 왕이 보기에 웬 사람이 걸어들어오는데 키는 짤막한데 그 유명한 안영이라하며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당당한 모습에 기분이 나빴던 것입니다. 그래서 핀잔을 주려고 도대체 우리나라를 어떻게 봤기에 저렇게 조그마한 사람을 사신으로 보내느냐는 생각에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네 나라는 그렇게 사람이 없습니까? 어찌 당신같이 조그만 사람이 우리나라에 사신으로 보냈습니까? 라고 합니다. 그러자 안영이 우리나라 외교 정책은요!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臣)은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로 오게 된 것입니다.

 

별로 시원치 않은 나라에는 조그마한 사람을 보내고요, 좀 괜찮은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냅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왔다고 합니다. 한 방 얻어맞은 것입니다.

 

초나라 왕이 보기에 이거 진짜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포리(捕吏)가 죄인을 한 명 데리고 와 보고 하는데 제나라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나라 왕이 기회다 싶어서 아니 당신 나라 사람이 여기(초나라)에 와 도둑질을 해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우리 초나라에는 죄인이 없는데 제나라 사람들이 여기 와서 죄를 짓고 살아서 고민이라고.

 

그러자 안영이 어허! 제가 아는 자연과 관련한 상식을 하나 가르쳐 드리죠. 귤이라는 거 있잖습니까? 이 귤이 원래 회남(淮南)에서 나면(자라면) 귤이 되는데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답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변화하여 탱자가 된다. 저 사람이 원래 제 나라 있을 땐 착한 사람이었는데 초나라에 오니까 완전히 죄인으로 바뀌네요. 아마 초나라 토양이 죄인을 만드는 토양인가 봅니다. 한 방 또 먹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초나라 왕이 그제야 내가 당신 못 당하겠다고 하고는 정식으로 외교관 대접을 해줬다고 합니다. 만약 그 상황에서 안영이 뭐요?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가면서 내가 키가 작다고 뭐! 우리나라 사람이 범죄자라고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면 아마 초나라 왕한테 계속 수모를 당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입니다. 전혀 의도하지 못한 전혀 준비하지 못한 때와 장소에 치고 들어가서 공격하는 것입니다. Indirect approach(인드렉트 어프로치), 간접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안영은 아주 유명한 정치가라 사마천 사기에도 자세히 나옵니다. 제나라의 유명한 정치가로 안영과 관중을 들 수 있으며 ‘관안열전(管晏列傳)’이라고 해서 관중과 같이 쳐(쌍벽)줍니다.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와 관련해 안영과 관련한 또 다른 일화가 있습니다. 경공을 모실 때 일입니다. 하루는 경공이 사냥을 나갔는데 노루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사냥 지기가 노루를 갖고 다니다가 잃어버렸습니다.

 

화가 난 왕은 어떻게 잡은 사냥감인데 그걸 잃어버리냐고 사냥 지기를 죽여버리라고 명령합니다. 주위에 있던 신하들이 보기에 큰일 났거든요. 잡은 노루 한 마리 잃어버렸다고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백성들 민심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안영에게 달려가서 큰일 났습니다. 사람이 죽게 생겼다고 보고합니다. 그러자 안영이 사냥 지기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냥 지기에게 지금부터 세 가지의 죄상을 내가(안영) 낱낱이 따져 밝히겠다고 합니다.

 

너는 첫 번째 기껏 우리 왕께서 잡은 노루를 지키지 못하고 잃어버렸으니 너는 그것으로 죽어 마땅하다. 노루를 잃어버린 죄, 두 번째 너는 한낮 노루 때문에, 노루를 잃어버린 것 때문에 우리 왕이 사람을 죽이는 그러한 무도한 짓을 하게 만드니 그것이 두 번째 죄다.

 

그리고 세 번째 왕께서 노루를 잃어버렸다고 너를 죽이면 그 일이 온 나라에 그 사람(왕)은 사람 목숨을 노루보다 못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왕)이라고 소문이 퍼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 왕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기 때문에 그 죄 또한 크다.

 

너는 이 3가지 죄 때문에 여기서 반드시 처형돼야 한다. 노루를 잃어버린 죄, 노루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 한 죄, 사람을 죽이므로 왕으로서 온갖 명예가 실추된 것, 왕이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게 다 누구한테 한 말입니까? 왕에게 한 말입니다. 제나라 왕(경공)에게 한 말입니다. 만약에 경공에게 안 됩니다. 노루 한 마리 때문에 사람 죽이면 무도한 정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으면 아마 그 사냥 지기는 죽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 전혀 의도하지 못한 간접으로 치고 들어가서 사냥 지기의 3가지 죄상을 낱낱이 말함으로써 사냥 지기도 살리고 왕도 스스로 뉘우치게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즉각적으로 지적할 때가 많습니까? 너 이거 잘못됐다, 너 이거 못했다, 그렇게 직선적인 지적을 하는 것, 그 사람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뭔가 개선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가 충분히 잘못된 상황(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고,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스스로 자기가 그야말로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자녀들에게 이웃들에게 얼마든지 그런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손자가 안 된다고 주장하는 즉각적 대응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direct approach(드렉트 어프로치) 즉 직접 접근 방법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간접 접근으로 돌아가도 얼마든지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에 필자는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하라. 적이 준비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고 적이 전혀 의도하지 못한 때에 치라는 것, 그러니까 손자가 말하는 兵者(병자)는 詭道也(궤도야)라고 하는 것에서 이 詭(괘) 속인다고 하는 것은 사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분명한 이성적 행동입니다.

 

14가지 속이는 방법 중에 用而示之不用(용이시지불용)이란 말이 있습니다. 用而示之不用, 지금 14가지 속이는 도에 대해서 각론하고 있는데 하나하나 외우고들 계시겠죠? ‘용이시지 불용’이라 함은 군대를 동원해서 적에게 작전을 펴려고 하면 상대방에게는 작전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행동)을 보여주란 것입니다.

 

내가 분명히 저쪽이 탐이 납니다. 그래서 우리 부대가 저쪽으로 진격합니다. 그러면 내 군대를 적에게 그쪽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모습(행동)을 보여주면 적이 대비하게 되잖습니까?

 

그러니까 나는 전혀 그런 작전을 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란 것입니다. 지조(鷙鳥) 있잖습니까? 서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조(매)는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공격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합니까?

 

天上鷙鳥形(천상지조형)이라, 하늘에 있는 사나운 매가 먹잇감을 공격하려고 할 때는 모습을 감춘다. 자신 모습을 잘 감춘다는 뜻입니다. 매는 부리를 절대로 바깥에 보이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해요, 감춰야 하지 않아요, 그래야 먹잇감을 잡을 수 있잖아요.

 

내가 잡으러 간다라고 하고 부리와 발톱을 보이면 잡을 수가 없지 않겠어요. 매가 장차 공격하려고 할 때는 발톱을 감춥니다. 그리고 자기의 모습도 바꿉니다. 그래야 먹잇감을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매는 그것을 먹어야 살잖습니까?

 

그러니까 말하는 用而示之不用은 내가 뭔가 작전을 할 생각이면 적에게는 전혀 작전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14가지 전략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것도 있습니다. 利而誘之(이이유지)하라. 利(이)는 이익이란 것입니다. 誘(유)는 유인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뭔가 상대에게 이익될 만한 것을 던져서 상대(적)를 유인해 내란 말입니다.

 

낚시할 때 어떻게들 하세요. 미끼를 던져 물고기를 유인해서 잡잖습니까? 사실 살아가는 자체가 전쟁이잖아요. 물고기를 잡든 나가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든 산다는 것 우리의 삶 자체가 결국은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입니다.

 

그 전쟁 속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느냐가 손자병법의 주제입니다.

 

利而誘之(이이유지) 같은 경우는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것을 주라는 것입니다. 상대를 잡(제압)으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것 하나 주세요. 한 10억 정도 주세요. 그것을 덥석 먹을 때 날려버릴 수 있잖습니까?

 

그런 미끼를 물은(먹은) 숱한(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유혹)이 왔을 때 덥석 물면 안 됩니다.

 

결국 利而誘之(이이유지)가 뭐냐면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여러분들한테 혹시 그런 유혹이 오더라도 절제하는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뿌리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전략적 사고입니다. ㅎ 그래도 그런 미끼 좀 줬으면 좋겠어요!

 

한 10억 정도만 주면 눈 딱 감고 꿀꺽 먹겠다고 생각하시는 분! 혹시 있더라도 이제 손자병법을 토파(살펴) 해 보셨으니까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세요. 절대로 미끼에 걸려들지 마세요.

 

전쟁에서 적을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14 전략을 살펴보고 있는데 近而示之遠(근이시지원)이란 말도 있습니다.

 

近(가까울)은 나의 목표가 가까운 곳에 있으면 남에게는 ‘示之遠(시지원)’ 내 목표가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 목표가 저 먼 곳에 있으면 상대방에게는 내 목표가 가까운 데 있는 것처럼 보여주란 것입니다.

 

14 전략 중에 중요한 개념의 전략이 하나 있습니다. ‘36計’ 전략이라고 아시죠. 지금 14 전략을 각론하고 있는데 여기에 다른 전략을 더 붙여서 36計 전략이라고 누가 책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따로 만든 책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전략으로 좋은 것을 뽑아서 만든 것입니다. 36計는 ‘미인 計’도 있습니다. 美人에 약한 사람(좋아하는)은 미인으로서 유혹하라. 미인계입니다.

 

고육계(苦肉計)도 있습니다. 고육지책이라고 하는데 자기의 살(몸)을 일부러 고통스럽게 함으로써 상대방을 속이는 것입니다. 고육계는 삼국지 적벽대전에서 손권의 군대 황개(黃蓋) 장군이 조조에게 투항하는 척할 때 쓴 계책입니다.

 

‘36計’ 중 36번째 계책인 주위상(走爲上)은 달리는 것이 최고다. 도망가는 것이 최상이라는 계책도 있습니다. 우린 그 계책을 줄행랑치라고 하는 것입니다.

 

언제 시간 되면 36계 1계부터 36계까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36계는 손자병법에 비해서 격이 좀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너무 전술적인 것만 강조해서 철학적 깊이가 좀 약합니다.

 

‘36計’ 중 여덟 번째 계책인 암도진창(暗渡陳倉)이란 계책이 있습니다. 글자 뜻대로 해석하면 몰래 진창이라고 하는 지역을 건너간다는 뜻입니다. 암도진창을 각론 하려면 한신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楚 나라하고 韓 나라가 서로 싸운 전쟁을 ‘초한지’라고 합니다. 한나라 왕인 유방이 초나라 항우에게 쫓겨서 蜀 땅으로 들어갑니다. 蜀이라고 하는 지역은 사천성 지역입니다.

 

중국이란 나라에서 서부지역에 해당합니다. 촉 땅으로 들어가려면 관중이라고 하는 지역을 지나야 하는데 이 관중이라는 지역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잔도(棧道)라는 길(다리)를 지나서 가야만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잔도는 험한 벼랑 사이에 나무판을 선반 형식으로 놓아 만든 다리를 말합니다. 특정한 위치에 상관없이 험한 벼랑에 이렇게 만든 길(다리)을 모두 잔도라고 통칭합니다. 한자로는 나무사다리 잔(棧), 길 도(道)입니다.

 

   

 

이 잔도를 거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워낙 촉에 들어가는 길이 좁고 험하니까 그 다리(길) 하나만 통해서 갈 수 있습니다. 왜 이 말을 하냐면 잔교를 통해서 지나가야 하는데 항우에게 쫓겨 촉으로 들어가는 한나라 유방이 사실은 서부지역 즉 강원도 산골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들어가면서 잔교를 끊고 들어갑니다.

 

왜 끊고 들어가냐면 다시는 중원에 나올 생각이 없다는 걸 항우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입니다. 항우가 유방을 잡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유방이 항우에게 난 다시는 중원에 안 나올 것이다. 난 강원도 산골에서 옥수수밭 일구고 살 것이다.

 

그런 증거로 중원에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이 잔교를 끊고 들어갈 테니까 절대 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는 의미로 잔교를 끊어버리고는 촉의 수도인 사천성으로 들어갑니다.

 

항우 입장에서 보면 아 이제 더는 이 중원으로 진출하지 않겠다고 하는 안심을 합니다. 그때 촉으로 들어간 한나라 고조(유방)와 그의 용장 한신, 참모 장량, 군수참모 소화 등이 그곳에서 몇 년 동안 자생력을 키웁니다.

 

군량미도 비축하고 무기도 만들고 해서 역량(힘)을 강원도 산골 격인 촉 땅에서 자생력을 키웁니다.

 

그리고 다시 관중을 통해서 중원으로 나와야겠는데 막강한 초나라 군대(병사)가 이곳 잔교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곳을 지키냐면 촉 땅 유방의 군대가 중원에 나올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으니까요.

 

그 지역을 장한(章邯)이라고 하는 장군을 시켜서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생력을 키운 漢 고조(유방)는 한신한테 잔교를 복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그 다리를 복구하려면 적어도 일 년 이상 걸리거든요. 그리고 복구하면 초나라 군대는 유방이 여기를 넘어올 거니까 완벽한 대비 태세를 갖추지 않겠습니까?

 

손자병법에서 보면 ‘攻其不備(공기부비) 出其不意(출기불의)’하곤 전혀 상반되는 중원 도모 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복구 명령을 내리자 관중(關中) 땅을 지키던 초나라 항우와 장안 군사들은 유방이 여기(잔교)를 건너 올 모양이라고 모든 병력을 집중시킵니다.

 

그러면서도 잔교를 복구하려면 1년 이상 걸리는 작업이니까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하면 될 것이라고 안도 합니다.

 

그때 유방은 관중으로 가는 정말 예상치 못한 꼬불꼬불 진창이라고 하는 고개를 넘습니다. 아무도 생각 못 했습니다. 설마 그 꼬불거리는 산길 진창을 통해서 관중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창이라는 산길은 한 사람이 겨우 비껴가는 험악한 산길인데 그 산길을 통해서 수십만의 군대를 이동시킬 것이란 생각을 전혀 못 했던 것입니다.

 

결국 잔교를 수리하라고 한 건 뭐예요? 위장! 위장이었습니다. 내 목표는 딴 곳에 있었어요. 遠(원), 멀리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내 목표를 감추기 위해서 적에게 가까운 데를 보여줬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데로 병력이 집중됐을 때 남들이 전혀 생각지 못한 진창을 건너갔습니다.

 

그리곤 뒤에서 장한(章邯) 군대를 치고 마침내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의 패권을 잡았습니다. 만약 漢 나라 군신들이 잔교만을 고집했다면 아마도 초한 전쟁은 초나라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런 전략과 전술은 상대방을 제압하고 이성적으로 나의 전력을 확대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암도진창’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손자가 주장하는 14가지 전술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명분과 원칙에 얽매여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집단의 속성을 벗어나 끊임없이 변화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전술로 14가지 전술을 필자는 각론하고 있는 것입니다.

 

14가지 전략(전술)에 대해서 몇 가지 더 각론 하면 强而避之(강이피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이피지’가 뭐예요? 적이 강하면 피하라는 것입니다. 피서(避暑)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더위를 피하는 것이 피서잖습니까? 난리를 피하면 피란(避亂)입니다. 재난을 피하면 피난(避難)입니다.

 

피(避)는 도망간다는 뜻입니다. 적이 강하면 피하라고 합니다. 왜 피해야 해요. 강한 적은 싸워서 이기지 못할 거니까! 왜 이렇게 당연한 말을 할까요? 여러분들 적(상대방)이 강하면 피하고 살고 있습니까? 상대방이 강하면 피해요? 못 피하시는 것 같아요.

 

뻔히 덤벼들면 분명히 질 걸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덤벼들어요. 아주 쉬운 말인데 강하면 피해라 왜요? 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숨는 것입니다.

 

잠수란 말 있죠? 잠수탄다. 뭔가 잘 안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다? 어떤 일(상황)을 하는데 지금 상황(세)이 아니다. 지금 나설 때도 아니고, 운세나 역량으로 봐서 이걸 할 때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잠수해야 합니다.

 

중국 3천 년 역사를 기록한 유명한 역사학자인 사마천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사마천이 없으면 우리가 노자, 공자에 대해서 당당하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마천이 있기에 손자의 전기도 쓰여졌고, 노자, 공자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마천은 漢武帝(한나라 제7대 황제) 이전의 약 3천 년 역사를 정리해 놓았습니다.

 

사마천이 없으면 한무제 이전의 역사는 공백입니다. 단편적으로는 있을 수 있을 것이나 적어도 사마천이라고 하는 젊은 역사학자가 객관적인 눈을 갖고 사기라고 하는 방대한 중국의 3천 년 사를 정리해 냈기 때문에 우리는 한무제 이전의 3천 년 전 역사를 보려면 반드시 사기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서 접근합니다.

 

그것을 역사 학계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봐주는 것입니다. 굉장히 중요한 역사책입니다. 사마천이 사기를 쓰게 된 이유는 아버지의 유언과 사마천 자신이 强而避之(강이피지)에 입각한 적이 강하면 피한다는 전략(?)에 의해서 써진 것입니다.

 

사마라고 하는 성씨는 대대로 역사학자 집안의 성씨입니다. 사마천은 성이 사마고 이름이 외자 천입니다. 그러니까 그의 아버지도 역사학자고 그전 그의 아버지도 역사학자 즉 사관의 집안이었습니다.

 

그런 역사가의 집안이니까 꿈이 뭐냐 하면 지금까지 있었던 중국 중원의 역사를 한 번 정리 해보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의 아버지가 정치적으로 실각을 당하면서 울분에 차 죽으면서 그의 아들 어린 사마천의 손을 잡고 우리는 대대로 사마 씨 즉 역사가의 집안이다.

 

내가 지금 정치적인 비운으로 먼저 가지만(죽지만) 너는 내 뒤를 이어서 위대한 중국의 3천 년 역사를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죽습니다.

 

어린 사마천(17살)은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손을 잡고 내가 그 대업을 꼭 이루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고는 아버지 뒤를 이어 중원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역사적인 근거와 사료들을 수집해 사기를 씁니다.

 

그런 과정에 이릉(李陵)이라고 하는 사람이 반란죄로 체포가 되는데 그 사람을 변호하다가 같이 반역죄로 몰려 감옥에 갇히고 결국은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두 가지 선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떳떳하게 사형을 당하는 것이고 하나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궁형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궁형이 뭡니까? 거세죠, 남자구실 못하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죽음을 택하죠. 왜요? 궁형을 받아 산다는 것 자체가 사마씨(역사학자) 집안의 치욕입니다.

 

그야말로 명예가 무엇보다도 소중했던 시대에 남자구실 못하고 구차하게 산다는 것 자체와 혼자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족(집안) 자체가 다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떳떳하게 대부분 사형을 당하는데 어린 사마천은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이대로 죽는다면 아버지가 나에게 맡기신 위대한 가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아버지의 유언)을 잇자느니 치욕(궁형)을 당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할 때 사마천은 상황이 안 되고 적이 강하면 피하는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强而避之(강이피지)를 선택하면서 수치스러운 구명(救命)을 받고(궁형을 당하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쓴 역사책이 사기입니다. 만약에 사마천이 그때 명예롭게 죽겠다고 했으면 그것(죽는)도 명예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사마천이 그 상황을 인정 안 하고 그냥 죽음을 택했으면 아마 우리가 지금 노자, 장자, 맹자 등 역사적 자료를 보는데 굉장히 큰 지장을 초래할 것입니다. 중국의 3천 년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기라는 역사책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필자가 각론하고 있는 것은 ‘兵者(병자)는 詭道也(궤도야)’로 군대라고 하는 것은 속이는 도다. 그럼 어떻게 속일 것인가? 능력이 있으면 능력이 없는 것처럼, 내가 먼 곳에 의도(뜻)가 있으면 가까운 곳에 있는 것처럼, 상대가 강하면 피하고, 상대(적)가 좋아하는 미끼(먹이)를 줘 유인하는 전략(전술)들을 각론하고 있습니다.

 

14가지 전술에 대해 몇 가지 좀 더 각론 하겠습니다. 이 전술에 대해서는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佚而勞之(일이노지)란 말이 있습니다. ‘일이노지’ 무슨 뜻입니까? 적이 편안한 거 같으면 고생시켜라.

 

이것도 14가지 전략(전술) 중 하나입니다. 佚而勞之(일이노지) 그리고 實而備之(실이비지) 상대의 방비나 여건이 충실할 때는 공격하지 말고 이쪽(나도) 편도 힘과 여건을 충분히 길러야 한다는 것으로 적(상대가)이 준비를 잘해서 실한 것 같으면 그때는 수비 태세로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결국은 적이 편안하냐 적이 나를 낮춰 보느냐 적이 이익을 좋아하느냐 화가 나 있느냐 등 적의 상황에 따라 내 전술과 전략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이게 뭐예요? 이것이 바로 詭道(궤도)입니다.

 

즉 적의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그것에 맞는 다양한 전술과 전략으로 맞설 때 결국은 승리할 수 있는 지피지기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곧 此兵家之勝(차병가지승)인 것입니다. 즉 군대가 이기는(승리) 비결이란 것입니다.

 

지금까지 군대 일(전략과 전술)이라고 하는 것은 속이는 일이라고 하면서 14가지 전략을 각론 했습니다. 14가지 전략은 병가(군대집단)들이 전쟁할 때 이기는 조건입니다.

 

병가라는 집단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 14가지 전략(전술)을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술은 不可先傳也(부가선전야)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부가선전야’라 함은 절대로 먼저 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힘들게 전략(전술)을 세워놓고 내가 저쪽에 뜻이 있어서 이쪽에 뜻이 있는 것처럼 속여 놓고 실은 내가 이쪽을 공격하고 싶어서 취한 제스처(gesture)라고 알려주면 되겠습니까? 병가 집단 누구라도 자기가 갖고 있는 이성적 판단인 내 목표가 저것이고 그걸 위해서 내가 이런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데 그 행동을 적이 미리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혹시 기쁜 일 있으면 그것을 남한테 미리 알리지 마세요. 좋으니까 막 알리기 시작하면 혹시 누가 뺏어갈지 모르잖아요. 내 자식 잘난 거 너무 알리고 다니지 마세요. 혹시 누가 알아요. 어떤 예쁜 여자가 와서 자식 뺏어갈지 ㅎ ㅎ

 

좋은 것을 갖고 있고, 내가 잘나 보이고 좋은 것이 많아도 감출 줄 알아야 합니다. 너무 자랑하면 마 즉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필자는 이런 것을 詭道(궤도)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다양하게 보여줄 것도 많고 자랑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습니까?

 

그것을 숨길 줄 알고 그것을 감출 줄 아는 지혜 이것이 바로 詭道(궤도)입니다. 이것은 사기가 아닙니다. 나를 이성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하나의 전략이고 전술입니다. 오늘로써 손자병법 13편 중 첫 번째 편인 始計算(시계편) 각론을 끝냅니다.

 

손자병법 총 13편 중에 첫 번째 편인 시계편 내용은 전쟁(일)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계산을 해보란 것입니다. 아주 이성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고 계산을 해보란 것입니다.

 

계산해 보는 방법이 五事란 것이고 그 五事는 첫 번째 지도자가 리더십을 갖고 있는가, 두 번째 天 기상적 조건을 갖고 있는가, 세 번째 地 지역적 지리적 조건이 우위에 있는가, 네 번째 장수가 능력이 있는가, 다섯 번째 군대가 조직화 즉 시스템화되어 있는가?를 분석해 보고 그런 다음 지피지기를 위해 7가지 계산을 하라고 합니다.

 

저쪽과 이쪽 최고 지도자의 리더십, 그리고 저쪽 장수와 이쪽 장수의 능력, 법령과 시스템, 천지의 상황, 상벌의 명확한 시행, 우리와 상대의 무기와 군대의 숫자, 사(장교) 졸(병사)의 훈련(숙련된) 정도 등 7가지를 따져 보고 14가지 전략(술)에 대해 각론 했습니다.

 

적이 의도하지 못할 때, 의도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라. 적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곳을 쳐라. 직접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치고 들어가라. 내가 먼 곳에 뜻이 있으면 가까운 곳에 뜻을 둔 것처럼 하라. 이런 것이 손자병법 13편 중 첫 번째 시계편 주제입니다.

 

왜 1편에 이런 제목(내용)을 담았겠습니까? 손자병법 13편은 하나의 논문입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하나의 브리핑 자료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싸우기 전에 계산하는데 이런 항목으로 분석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석 틀이 손자 이전하고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아주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 데이터 중심의 분석적인 계산법을 내놓은 것입니다. 단순히 감이나 아니면 뭐 이렇게 봐서(감으로) 내가 이길까 질까 이런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입니다. 절대로 안 다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계산하고 따지고 하는데 지겠습니까? 다음 각론은 ‘작전편’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준비를 다 했으면 이제 군수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말을 몇 마리를 준비할 것인지 전쟁에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작전편’에서 여러분과 같이 토파(살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각론을 마칩니다. 다음 13부에서는 作戰篇 “졸속의 미학”에 대해서 각론 합니다.

태권도포럼 / 신성환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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