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의 재벌 해체론

 

안녕하세요. 이제부터 여러분하고 같이 손자병법을 토파(공부)해 볼 “청호태권도장의 신성환 관장”입니다. 손자병법을 같이 공부할 시간을 갖게 됐는데 이 손자병법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손자병법에 관해서는 많이 들어는 봤는데 실제로 그 내용이 뭐지? 하면 주로 아는 것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정도입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토파) 그것은 정확한 손자병법의 원문은 아닙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손자병법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들어본 정도의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뭔가 승산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 승산이란 말도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입니다. 승산이란 것은 이길 ‘승’에 계산할 ‘산’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따져보니(계산)을 해 보니까 이길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손자병법 “始計篇[시계편]”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를 마라. 이길 것 같지 않으면 아예 싸움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이 될 때(확신이)만 싸움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이 손자병법의 주된 내용입니다. 인간사 모든 것이 곧 싸움입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삶)가 전쟁(싸움)인 것입니다. 태권도(계)에 있어서도 조직 관리, 태권도장 운영, 태권도계 핵심임원의 처신 등이 전쟁(싸움)입니다. 따라서 태권도 관련 조직과 도장 운영을 잘 하기(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손자병법 원문을 토대로 각론을 합니다.

 

손자는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사람입니다. 2,500년 전에 살았던 손자가 만든 병법(책)을 손자병법이라고 하는데 그 책에서 바라봤을 때 손자가 요즘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아마 이런 문제 제기를 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라는 것이 대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인데 ‘대기업을 해체’하라고 손자는 아마 선언적으로 얘기를 했을 겁니다.

 

재벌을 해체하라고 하는 문제 제기(주장)를 했을 것이란 주장에 대해 의아해 할 것입니다. 왜? 우리나라 경제 개발의 주역인 재벌을 해체하라고 하는지 매우 궁금할 것입니다. 손자가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 시대의 재벌 해체론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만 왜 그런 생각을 갖고 손자병법을 주장(썼다는)했는지 조금 이해가 될 것입니다.

 

손자가 태어난 시기를 우리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춘추라고 하는 공자가 쓴 역사책과 전국책이라고 하는 유향(劉向)이 중국 역사를 편집한 책이 있습니다.

 

그 이름을 따서 춘추전국시대라고 하는데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진나라(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합니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이전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교체기 즉 춘추 말과 전국시대 초기에 살았던 손자라고 하는 사람이 쓴 손자병법에 의하면 재벌은 해체하라는 것입니다.

 

손자가 주장하는 “재벌 해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자가 살았던 당시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이해(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춘추전국시대라고 하는 손자가 살았던 시대를 규명(정리)하기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은 주나라 황실의 분리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주나라’라고 하는 강력한 ‘천자’의 나라가 있었는데 그 천자의 나라에 소속된 많은 제후국들이 나름대로 자기의 독립을 주장하고 자기들 영역(지역)을 확보해 상대국과 갈등을 하고 하는 그 시기, 즉 주나라 천자의 권력에 대항해서 나름대로의 독립을 주장한 제후국들이 약 170여 개로 쪼개지기 시작한 시대가 춘추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170여 개국이 7~10개 나라로 정리(통합)되는 시기가 전국시대입니다. 급격한 사회 변동이 있었던 시대인 것입니다. 이 시대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요약)하면 첫 째로 손자가 살았던 시대에는 천자의 지위가 굉장히 낮아지던 시대였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좀 더 부연하면 중국이라는 나라는 은나라를 주나라가 극복하고 혁명을 해 새로운 왕조를 세웁니다. 주나라는 은나라를 극복하고 자신의 새로운 바운더리(영역)를 갖고 중국을 통치하게 됐는데 중앙에서 저 변방까지를 통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잖습니까? 아무래도 중앙에서 멀리 있는 곳은 통치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조선을 건국했다고 치면 아마도 중앙에서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 중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통제가 잘 안될(미흡) 것입니다. 그래서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대리 통치를 시켜야 되는데, 대리 통치를 할 때 자기가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세울 것입니다. 즉 그 나라에 봉해서 대리 통치를 하는데 이것을 ‘봉건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통신 기술도 발달이 안 되고 먼 곳을 오고갈 교통수단도 없던 때이기에 자신이 나라를 다 통치하고 싶지만 힘이 그곳까지 미치지 못하니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그곳에 봉해 세워놓고는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봉건제인 것입니다.

 

그런 봉건제를 기초로 해 세워진 나라가 바로 ‘주나라’라고 하는 나라인 것입니다. 그런데 봉건제가 잘 유지 되던 주나라 건국 초기에는 굉장히 안정된 사회적 기반을 갖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중앙에 있는 천자가 저 동쪽 지방 제나라, 남쪽 지방 초나라, 북쪽의 연나라 이런 나라들을 대리 통치를 하면서 그 나라에 봉한 제후들을 자신의 측근들을 봉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누구를 봉하겠습니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봉건 제후로 봉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보내게 되는데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구입니까? 결국은 자신과 피를 나눈 사람이 가장 가까운 것일 것입니다.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벌들도 회사를 세워 성공하면 계열회사를 만들지 않습니까? 그리고 첫째에게는 자동차 회사를, 둘째에게는 무슨 중공업회사를 주잖습니까? 여러분 같으면 안 그러겠습니까? 회사를 세워서 계열회사가 몇 개가 있다면 그 회사를 여러분 핏줄(자식과 측근)한테 안 주겠습니까?

 

당연한 이치란 말입니다. 주나라 천자도 자기가 세운 나라를 대리 통치할 지방의 변방 국가들에게 봉한 제후를 자기의 가장 가까운 인척들로 채운(봉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인척들이 처음 봉해졌을 때는 상당히 천자의 말에 복종을 합니다. 재벌회사 회장이 살아있을 때는 계열회사 사장들이 복종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처음과 같지 않아집니다. 혈맹이라는 거 있잖습니까?

 

피로 맺은 맹세(동맹)는 어떻게 되나요?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게 돼 있습니다. 혈맹이란 말도 이런 상황에서 나왔는데 인척끼리 해먹는데 결국은 아들의 아들의 아들대로 내려가면 즉 저 동쪽에 있는 나라하고 서쪽에 있는 나라하고 별 관계가 없는 것이 됩니다.

 

따져보면 우리 아버지 몇 대조 할아버지의 뭐 동생의 칠대 후손이니까! 대체 몇 촌인 것인지 가늠하기도 힘들어집니다. 굉장히 먼 진척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A라고 하는 나라와 B라고 하는 나라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피가 묽어짐으로 인해서 서로 연관관계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 한 멀리(시간적 지리적) 떨어져 있어도 주나라의 천자가 힘만 있으면 얼마든지 통제는 됩니다. 문제는 천자의 힘이 약해지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너희들은 원래 혈맹이니까, 원래 핏줄을 따져보면 같으니까 싸우지 마라, 싸우면 내가 혼낸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천자의 힘이 떨어졌을 때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천자의 힘이 떨어지면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통제 불능이 되면 각각의 나라들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즉 핏줄 관계가 희박해지는 상황이 돼 관계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나라는 정치를 잘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나라로 모여들게 되고 그 결과 부강한 나라가 됩니다. 즉 세금 수입도 많아지고 세금 수입이 많아지니 군대도 더 많이 키우게 되고 군대가 커지니 이웃나라를 침략해 뺏고 싶어지고, 결국은 옆 나라를 툭 건드려 볼 것(침략)입니다.

 

천자의 힘이 강하면 꿈도 못 꾸는 상황인데 천자의 힘이 약해지니 혈맹끼리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힘이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건드리고 땅을 뺏으려 하면 천자가 힘이 강하면 너희 형제끼리 싸우면 안 된다고 말려줍니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형제들끼리 싸우면 부모님이 통제를 해 주잖습니까? 근데 부모님이 안 계시면 형제끼리 티격티격 싸워도 해결해 줄 사람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 식으로 제후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싸우기 시작하는 상황으로 천자의 힘이 약해져 주나라가 170여 개의 나라로 쪼개져 분리가 된 그 시대를 춘추시대라고 부르는 것이고 그중에서 강한 7개국에서 10개국 정도로 재편되는 상황을 전국시대라고 하는 것입니다.

 

손자는 바로 이 춘추 말기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대의 사람인 것입니다. 사회가 끊임없이 변하며 새로운 사회현상이 싹트고 정착되는 시기의 사람인 것입니다.

 

주나라 천자의 지위가 강해서 다들 꼼짝 못할 때는 꿈도 못 꾸던 상황이 어느 때부터 약육강식의 시대로 강한(힘있는) 나라만 살아남고 약한 나라는 도태되는 경쟁시대로 돌입한 것입니다.

 

경쟁의 시대에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습니까? 힘이 있어야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힘이 길러지겠습니까? 변해야 길러집니다. 어떻게 변해야할까요? 새로운 시대환경에 맞게끔 자신을 변화시켜야 힘이 길러집니다.

 

새로운 시대환경에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어떤 방법으로 변화시키느냐! 그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새로운 사고의 틀을 낸 사람이 손자라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쓴 책이 손자병법인 것입니다.

 

우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그럼 손자가 쓴 손자병법이 전쟁에 관한 전략서인 관계로 손자가 살던 시대와 이전 시대는 어떻게 달랐는가(변했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적어도 손자가 살던 춘추시대 말기와 전국시대 초기를 기준으로 해서 이전과 이후의 전쟁양상에 있어서 굉장히 큰 차이를 보입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냐면 당시에 戰爭이라고 하는 것은 명분전쟁이었습니다.

 

명분전쟁이라는 것은 손자 이전 시대에는 주나라 천자가 살아있을 때 나라간의 전쟁이 땅을 뺏는 싸움(전쟁)은 큰일이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戰爭이라는 용어(한자)를 보면 정복한다, 정벌한다는 의미(뜻)가 있습니다.

 

한자를 풀이(파자)하면 갈 行자와 바를 政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정’이라는 것은 A라는 제후국과 B라는 제후국이 있고 천자가 있습니다.

 

B가 뭔가 정치를 잘못합니다. 즉 천자가 만들어 놓은 룰을 어겼습니다. 그랬을 때 천자가 다른 제후들을 소집해서 저 B나라가 그야말로 잘못된 패도정치를 지금 하고 있으니 우리가 가서 바로 잡아주고 돌아온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정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더 부연 설명을 하면, 위 패도정치를 하는 나라를 바로 잡기 위해 전쟁을 해 바로잡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안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하고 이겼으면 돌아와야 하는데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잡기(영향력 행사)위해 전초 기지를 만들고 눌러 않았단 말입니다.

 

천자가 살아있는 주나라 봉건제 체제의 전쟁 룰에 의하면 돌아와야 되는데 거기에 그냥 눌러 앉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명분 있는 전쟁이라 할 수 없는 것으로 ‘정’이란 말을 쓰지 않고 손톱조 ‘쟁’이란 말을 씁니다. 그 당시에는 전쟁이 명분 있는 전쟁이냐 아니면 명분이 아니라 땅을 뺏기 위한 전쟁이냐에 다라 표현을 달리 했습니다.

 

역사가의 기록이 A와 B나라와의 전쟁이 ‘政(정)’으로 기록되면 그것은 잘못된 정치를 하기에 가서 잘못하고 있는 정치를 바로잡고 새로운 왕을 세워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돌아온 전쟁을 말하는 것이고, 그 반대로 땅이 욕심이 나서 땅을 뺏기 위해서 싸운 것으로 쳐들어가 통합시켜버린 전쟁은 ‘爭(쟁)’을 했다고 춘추전국시대 역사에는 기록이 되는 것입니다.

 

춘추시대의 전쟁 양상을 좀 더 가늠해 볼 수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춘추라고 하는 역사책에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불가상[不可喪]’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가 갈등을 해소하고자 전쟁을 하러 갔는데 전쟁을 하러간 나라의 왕이 죽으면 공격하지 않고 되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전쟁에서 그게 가능한 것일까요?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이기는[勝利]게 목적인데 어떻게 싸우러 갔는데 그 나라의 왕이 죽었다고 삼가 조의를 표합니까? 상중이니 나중에 다시 와서 공격하지요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손자 이전의 전쟁은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이 명분론을 알아야 손자가 쓴 손자병법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다른 명분론적인 말을 더 하면 ‘불인흉[不人凶]’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인흉’이라는 것은 전쟁을 하러 갔는데 전쟁 당사국에 흉년이 들거나 큰 재앙이 난겁니다. 공격을 하러 갔는데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다(모두) 굶어 죽게 될 상황인 것입니다. 흉년이 들었는데 이렇게 쳐들어와 공격까지 하면 얼마나 힘듭니까? 돌아갔다가 풍년이 들 때 다시 오겠습니다.

 

손자 이전에는 전쟁이 이랬던 것입니다. 또 ‘불금이모[不擒異毛]’란 말도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두 가지 색깔로 된 사람은 사로잡지 않는다. 이해가 되세요? 흰머리 검은 머리가 섞여 있는 사람은 포로로 잡지 않는다. 즉 나이 먹은 사람은 포로로 안 잡는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우아합니까? 얼마나 귀족적입니까? 연세가 드셨는데 포로까지 되시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오늘은 포로로 안 잡겠습니다. 나중에 뵙죠. 뭐 이런 전쟁 룰이던 것입니다.

 

하나 더 예(전술 룰)를 들겠습니다. ‘불중상[不重傷]’이란 룰은 아니 불, 거듭 중, 손상 상자로 거듭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으로 한 번 찔렀으면 두 번 찌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군자가 한 번 찔러서 고통 받는 사람을 어찌 또 찌릅니까?

 

손자 이전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게임으로 스포츠 같은 성격의 일종으로 A라고 하는 제후국과 B라고 하는 제후국 귀족들이 서로 만나서 이제부터 전쟁을 시작하도록 하죠, 준비되셨나요? 나도 준비됐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하던 시절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에 전쟁은 대부분이 ‘편전[便戰]’이었습니다. 편전이란 것은 나와 적들이 일렬로 쭉 나란히 서서(대치) 싸우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저쪽에 삼천 명 군대가 일렬로 쭉 늘어서고 이쪽도 삼천 명이 서고 벌판(평지)에서 일렬로 쭉 늘어서서 준비, 시작, 돌격 앞으로, 와 하고 서로가 달려가 상대를 찔러 무력화 시키는 전쟁 방식이 ‘편전’인 것입니다.

 

아마도 역사 영화에서 많이들 보셨을 것입니다. 손자 이전의 전쟁 양식이 바로 이 ‘편전양식’의 전쟁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손자가 살던 이전 시대에는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귀족들의 일종의 룰이 있는 게임이요 스포츠였던 것입니다. 전쟁을 하는데 있어서 앞에서 각론한 대로 전쟁의 예(룰)을 지키면서 상대가 예의 있게 이제 그만하지요하면 그러면 그만할까요? 내가 진 것 같다 고 하면 그럼 나중에 다시 공격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전쟁 룰(예)을 지키며 우아하게 전쟁을 하던 시절이었던 것입니다. 만약에 그 룰을 어기면 지탄을 받습니다. 글쎄 저놈이 남의 집을 쳐들어가 갔는데, 그 집에 상사(초상)가 났는데도 공격했대, 이러면 주변 제후국들이 공격을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예의 없는 놈, 너는 명분도 없고, 어떻게 사욕을 못 이기느냐, 저런 놈을 그냥 놔두면 안 된다. 우리 무두 저놈을 공격하자, 룰을 안 지키면 주변 제후국들에게 당하는 겁니다. 손자이전의 전쟁이 이런 식(시대)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각론 했듯이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그 시기가 바로 전쟁양상이 바뀌는 시기였습니다.

 

손자병법이 쓰여진 시기에 대해서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손자가 활동하기 100여 년 전쯤인 BC 60년 전, 그러니까 기원전 648년(BC 648)전으로 손자가 활동한 시기가 500년대쯤 되니까 한 100년 전이겠네요.

 

그때 서로 간에 갈등하는 두 나라가 있었습니다. 중국 남쪽에 있는 초나라라고 하는 강대국과 북쪽에 있는 송나라라고 하는 두 나라가 전쟁을 하게 됐습니다. 아주 우아한 전쟁을 했습니다.

 

송나라의 왕은 양공이라는 사람이었고 상대국 초나라의 왕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BC(기원전) 648년 11월 찬 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에 둘은 약속을 했습니다. 홍수라는 물가(전쟁터)에서 만나 한번 붙어보자.

 

당시는 기습 전쟁은 상상도 못할 때였습니다. 그래 한번 겨뤄보자. 당신과 나와의 갈등 해소를 위해서 홍수(지역)에서 만나 한번 갈등을 풀어보자(전쟁)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송나라 양공은 그의 젊은 아들인 ‘모기’와 같이 초나라와 전쟁을 하러 홍수로 갔습니다. 홍수라는 강이 흐르는 주변 지역이 약속한 전쟁터라 여기에 송나라 군대는 먼저와 진을 치고 있었고, 초나라 군대는 이제 막 강을 건너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병사들 수를 보니까 송나라 양공이 이끄는 송나라 군대는 몇만 명 밖에 안 되는데 초나라 군대는 네 배 정도로 병력이 많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전쟁 양상인 편전 양상으로 나란히 쭉 서서 이제부터 싸웁시다.

 

공격 앞으로 하면은 누가 지겠습니까? 당연히 송나라가 지게 되겠지요. 그러니까 당시 전쟁 양상인 편전 양상과 전쟁 룰대로 우아하게 기습, 매복, 화공 등 다른 꼼수 없이 쭉 늘어서서 공격 앞으로 하면 초나라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송나라 양공은 진을 다 치고 대기하고 있는데 초나라 군대가 새까맣게 홍수를 건너오는 겁니다. 송나라 양공이 보니까 그대로 싸웠다간 당연히 지게 생겼거든요. 한참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 옆에 있던 그의 아들 모기가 저 아버님 아무리 명분도 좋고 게임의 룰(예의)도 좋지만 저 초나라 군대가 우리보다 네 배는 많아 보이는데 홍수를 건너 올 때 공격해야 우리가 이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공격하지요 라고 하니까 송나라 양공이 뭐라고 했겠어요?

 

안 된다. 군자가 적이 진을 다 치기도 전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 틈을 타 공격하면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라고 과감하게 거부합니다. 적보다 적은 병사수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그 사이에 초나라 군대는 물을 다 건너 진을 치느냐 바쁩니다.

 

이때 ‘모기’는 다시 아버지인 양공에게 ‘아버님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금 공격 안 하면 우리는 다 죽습니다. 지게 됩니다. 지금 공격해야합니다 라고 간청을 합니다.

 

양공 왈! 어허 군자는 끝까지 예(전쟁 룰)를 지켜야 되는 법, 정식으로 적이 진을 다 치고 난 다음에 서로의 예를 표하고 서로의 힘을 겨루는 것이 군자의 도리인 것이라고 모기가 제안하는 기습 공격할 기회를 거부합니다.

 

아들 모기는 가슴이 탔습니다. 결국은 초나라 군대가 무사히 홍수를 건너서 진을 치고 송나라라 군대와 편전을 치르게 됩니다.

 

초나라 군대와 송나라 군대는 4대 1의 숫자로 들판에 서서 싸웠습니다.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송나라 양공은 화살에 맞아 죽었습니다. 송나라 양공을 따르던 송나라 군대는 몰살을 당했습니다.

 

참 명분이 있는 분입니다. 얼마나 명분이 있습니까? 나를 따르라, 정말 명분 있게 싸우다가 전부 몰살당했는데 정말 명분 있는 전쟁을 한 것입니다. 훗날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송나라 양공은 대단한 사람이야,

 

정말로 적이 위태로움에 처했을 때 공격 안 하고 끝까지 진영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예(룰)’로써 다가가 예로써 싸우다 죽은 사람이야,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라고, 다들 칭찬했을 것 같습니까?

 

고사성어에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하는 고사가 나옵니다. 송나라의 양공은 정말 휴머니스트야, 송나라의 양공은 군자야, 이것이 칭찬하는 말 같습니까? 비꼬는 말 같습니까?

 

자신의 처지도 모르면서 베푸는 것을 가리켜 세상 사람들은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부르며 비웃는 것입니다.

 

세상에 자기 군대 몇 만 명이 다 몰살당할 상황인데 무슨 폼을 잡고, 무슨 명분을 찾고, 장렬하게 전사를 합니까? 자기 혼자만 죽으면 괜찮죠, 죄 없는 사람들은 왜 같이 죽어야 합니까?, 기업 총수가 혼자 망하면 괜찮죠, 왜 수만 명씩 그 기업에 딸린 사람들은 왜 죽어야 해요.

 

혼자의 영웅(개인)주의적 행동 때문에 파업이 돼 직장을 잃고 갈 곳이 없어 그에 딸린 수십만 명의 가족들이 궁핍하게 지내야 되는가 말입니다.

 

명분이요? 있을 땐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혼자 일 때의 명분입니다. 자신에게 딸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다 죽이면서 나는 장렬했노라 나는 휴머니스트라고 하는 것은 “송나라 양공의 휴머니즘”입니다. 손자 같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그러한 시대적 상황(배경)속에 있는 춘추 말기에서 전국시대 초기로 그 과도기에 손자라는 사람(병법가)이 나타난 것입니다. 아무리 명분도 좋고 아무리 예의(전쟁 룰)도 좋지만 손자의 첫 번째 주장은 손자병법 ‘시계편’ 맨 첫 번째에 나오는 말입니다.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국지대사’라 사람들이 죽고 사는 것이다.

 

국가가 존재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나라가 처하는 것이 전쟁이다. 여기에 무슨 명분을 찾고 무슨 폼을 잡느냔 말입니다. ‘폼생폼사’ 좋습니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 거 좋습니다.

 

한 개인의 폼생폼사는 인정해 줄 수 있지만 기업의 총수가 국가의 지도자가 조직의 리더가 한 가정의 가장이 혼자서 폼생폼사를 한다면 그것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폼(처한 상황)보다는 자기가 그야말로 이끌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생사를 더 걱정해주는 지도자가 돼야 됩니다. 그래서 손자병법은 정말 새로운 시각으로서 그 명분의 시대를 거쳐서 그야말로 새로운 합리의 시대로 넘어가는 방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 당시 전쟁할 때에는 어떻게 했는지 좀 더 들여다보면 하늘에다 빌고(주문외고), 향불 펴놓고 전쟁을 할까요? 말까요? 보이지 않는 신비스런 힘(점술)에 물어보는 등등...

 

손자병법에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점(주문외는)치는 얘기 안 나옵니다. 오직 적을 만나면 적의 허점은 뭐고, 실한 점은 뭐고, 나의 강한 점은 뭐고, 적이 나의 열 배가 되면은 피해라, 피하는 건 죄악이 아닙니다. 괜히 능력이 되지도 않는데 덤벼서 얼굴 다 터지고, 난 장렬했노라고 하는 것은 손자가 바라보는(생각하는) 제일 하등한 생물의 전쟁방법입니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전술을 개발하고, 상대의 허와 실을 밝히고, 그 상황에 대응 할 수 있는 조직(시스템)을 만들어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案(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손자방법의 주된 내용입니다.

 

당시 춘추말기와 전국시대 초기의 시대상인 명분의 시대가 끝나고 실리의 시대가 도래하는  즉 신비의 시대가 끝나고 현실시대로 도래하는 그 과정에서 손자가 생각했던 새로운 합리주의적 사고와 실리주의적 사고, 현실주의적 사고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示唆 합니다.

 

21세기에 사는 지금 아직도 기업 총수, 정치 지도자 중에는 선거 전에 또는 새로운 신상품을 개발하기 전에 어디(점집,무당)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예 몇 명씩 데리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번에 내가 국회의원 나가면 당선될까 낙선할까? 아직도 2500년 전에 손자가 문제 제기한 신비의 세계(주의)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태권도인들은 그런 곳(점치고 굿하는)은 안가지요?

 

뭐 그렇게 해서 마음에 위안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신비주의 시대였을 때의 일이고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모든 것이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에 비가 안온다고 기우제를 지낸다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것입니다.

 

례로 태권도장을 개설해서 하늘에 있는 보이지 않는 힘에 잘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입니다. 또 조직의 핵심 임원이 조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 지향적 정책을 수립해서 이끌어 가는 것이 타탕한 것인지, 아니면 온정주의와 무당과 점쾌에서 나온 상황에 입각해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해를 할 수는 있겠으나 비가 안온다고 그것에 매달리면 안 됩니다. 한 개인이 내가 너희들을 책임질 테니까 나를 따르라는 영웅주의 적 형태는 이제는 더 이상 안 됩니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사고에 의해서 조직(기업, 국가, 협회)이 좀 더 현실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할 수 있는 시대적 지향점을 찾기 위해서 손자병법을 필자 나름 이해(받아드린)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관점에서 태권도인 여러분들과 같이 공부를 해보고자 합니다.

 

손자병법에는 그런 다양한 전술들 즉 살아가는 지혜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당시(춘추, 전국시대) 시대 상황을 정리한 책이 네 권 정도 있는데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여러 가지 고전들 중에서 손자랑 같은 시대에 살았던 그 시대에 손자는 새로운 시대의 신(새로운)사고로 나가야 된다고 했는데 다른 철학자들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그것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손자와 거의 같은 시기의 인물로 공자가 있습니다. 공자는 당시의 대세인 명분을 앞세웠던 인물입니다. 공자의 명분론이 필자는 나쁘다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공자가 주장하는 명분론은 통제가 잘되고 있을 때는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제가 잘되어 사회가(조직 시스템) 안정되게 운영되던 시기에는 합당합니다. 이해되십니까?

 

천자가, 재벌회사 회장이, 조직의 핵심임원이 자신의 의지(통용되는)대로 통제할 수 있어서 어느 한쪽의 회사(조직)가 기울면 다른 한 쪽을 덜어서 분봉시킬 수 있는 그런 사회 환경(분위기)이라면 공자의 명분론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라는 자리에서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 자리에서 자식답게, 신하는 신하 자리에서 신하답게, ‘군군신신부부자자’ 너무나 훌륭한 명분론이 아니겠습니까? 너무나 훌륭한 예의 문화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 시대에 대한 처방은 아니란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명분론이 필요한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거기에 맞는 새로운 기조가 중요한 초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되는데 지나간 오백 년 전의 전쟁론으로 돌아가자(주장하는 것)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변한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인 사고를 말하는 것입니다. 공자 말고 노자는 아예 한 술 더 떠 오백년, 천 년 전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천 년 전으로 돌아가면 왕도 없고 신하도 없고 간섭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없는 모두가 같은 개인이라는 겁니다.

 

왕이라고 이런 저런 간섭을 하지 말고 그냥 나두란 것입니다. 혼자서 농사지어 밥을 먹든(살든) 당신이 나한테 간섭하지 말란 것입니다. 그런 천 년 전의 원시 공동체 사회로 돌아가면 이 사회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이라고 하는 책에서 보여주는 그 시대에 대한 처방전은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 두란 것입니다.

 

주역(점술서)도 같은 경우지만 주역의 처방전은 좀 다릅니다. 주역의 처방전은 신비의 세계로 돌아가자는 주장입니다. 주역은 점술(점치는)책입니다. 점치는 책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주역에서는 국가(왕)가 정책을 실행하고 새로운 어떤 정책들을 펼쳐나갈 때 보이지 않는 하늘과 보이지 않는 기운에게 자신이 펼치고자하는 정책에 대해서 묻는 것입니다. 그것도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왜냐하면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한 번 생각해 보면 그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주역은 얼마든지 이 시대에도 충분히 그런 의미로써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경건하게 침작하게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지금 여러분과 같이 공부하려고 하는 손자병법은 어떤 일을 하고자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백 년 전으로 돌아가자 아니 천 년 전 원시 공동체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굉장히 불확실한 시대의 신비에서 합리로 넘어가고 복고에서 새로운 진보의 세계로 넘어가는 그 시대에,

 

손자가 바라본 처방전이 적어도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전반에서 특히 태권도 관련 조직과 도장운영에서 유효할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21세기를 사는 현 시점에서 한번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총 43부에 걸쳐 손자병법 13편을 미흡하지만 손자가 제시하는 처방전(손자병법)의 내용이 뭔지 하나씩 ‘토파’해 나가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손자병법 첫 번째 각론 “손자가 주장하는 재벌해체론” 각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2부에서는 “벤처인이 된 손자”에 대해서 각론합니다.

 

태권도정보연구소 / 청호태권도장 / 신성환관장

 

 

태권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http://www.riti.net - 태권도정보연구소
http://www.ctu.ne.kr - 태권도지도자교육

http://www.taekwondoforum.net - 태권도포럼

http://www.moodotaekwondo.com - 무도태권도

金烏 신성환 - 이력보기 ☜ 클릭하세요